1. 영화 크로싱 정보
장르:드라마
감독/각본:김태균/이유진
주연:차인표/신명철
국내 개봉:2008년 6월 26일
상영 시간:105분
등급:12세 이상 관람가
※주제가 주제인 탓인지 6.25 다음 날인 26일에 개봉하였다.
※시점 이동이 자주 반복되어 몰입을 방해한다는 평이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남한에 있는 용수와 북에 남겨진 가족들을 대비하며 영화의 주제를 전달하는 장치로써는 유용한 장치로 쓰인 것 같다.
2. 줄거리(결말 포함)
북한의 탄광 노동자인 용수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고 돌아와 아들인 준이와 공을 차며 시간을 보냅니다.
그 와중에 내리는 비, 준이는 아버지와 함께 공을 차는 시간과 비를 가장 좋아합니다.
이렇게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는 용수 부자입니다.
요즘 따라 기침이 잦아진 아내이지만, 대수로이 여기지 않은 용수는 아들과 함께 친구인 상철의 집에 놀러 갑니다.
밀수꾼인 상철의 집에는 북한에서 금지된 물건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중에는 성경책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종교의 자유가 없는 북한이기에 사주팔자에 관련된 책이냐고 묻는 용수에게 상철은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한 권을 용수에게 줍니다.
그리고 다 함께 모여 남한의 축구 경기를 시청합니다.
한때 축구 선수로 활약해 훈장까지 받은 용수이지만 이 나라에선 재능이 있어도 선수 생활을 유지할 여건조차 마련해 주지 않았습니다.
용수는 남한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부러움을 느낍니다.
다음 날 학교에서 준이는 상철의 딸인 미선을 몰래 지켜보고 있습니다.
준이가 자신을 찾아온 것을 알고 있던 미선에게 풍선 껌을 받고는 부끄러워 집으로 도망가는 준이와 하던 일을 내팽개치고, 다급히 집으로 달려가는 용수의 모습이 대비됩니다.
잦은 기침을 하던 용수의 아내는 영양실조에 의한 결핵을 앓고 있었고 병원 검사 결과 임신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집에는 식량까지 동이 난 상황, 용수는 키우던 개까지 잡게 됩니다.
오늘 무슨 날이냐고 물으며 신나게 고기를 먹던 준이는 마당에 나갔다가 자신이 먹던 고기의 정체를 알게 되고, 헛구역질을 하며 용수에게 원망을 쏟아냅니다.
한편 용수가 아내의 약을 부탁했던 상철은 갑자기 들이닥친 공안에게 끌려가 집안이 풍비박산 났고, 용수는 친구의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한편 또 다른 결심을 해야 했습니다.
다음 날 용수는 TV를 팔아 당분간은 버틸 수 있을 정도의 식량을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중국으로 밀입국해 일을 하기로 했다는 말을 전합니다.
아내의 약을 구하고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용수는 목숨을 건 여정을 떠납니다.
떠나는 길, 마중을 나온 준이에게 용수는 엄마를 잘 돌봐달라는 말을 하고 부자는 돌로 축구를 하며 말없이 이별을 맞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중국에 도착한 용수는 언제 중국 공안이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 벌목 현장의 일을 하게 됩니다.
고향에 두고 온 아내와 자식 생각에, 평소에 구경도 잘하지 못하던 닭고기 앞에서도 마음이 편치 않은 용수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려하던 사태는 현실이 되어 중국 공안이 현장에 들이닥쳤고, 용수는 도망치던 와중 그동안 모아놓은 돈 가방을 떨어뜨립니다.
겨우겨우 도망친 용수와 동료들에게 한 사내가 나타납니다.
인터뷰를 해주면 돈을 주겠다는 그의 제안에 동료들은 회의적이지만 도저히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용수는 다시 한번 위험을 무릅쓸 각오를 합니다.
그들은 뒤쫓는 공안의 저지를 뚫고 중국에 위치한 대한민국 대사관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용수는 자신의 예상과 달리 인터뷰 수당이 바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 도착하면 정착금의 형태로 주어진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아내와 자식을 두고 혼자 한국에서 살 생각이 없었던 용수는 대사관에서 나가려고 하지만 이미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사건이라 그마저도 불가능합니다.
한 편, 북에 남은 가족들의 형편도 좋지 않습니다.
뭔가를 예견한 건지 용수의 아내는 준이에게 자신의 결혼반지를 빼 줍니다.
구걸하는 꽃제비들의 틈에 섞여 약간의 음식을 얻은 준이는 곧장 집으로 달려가지만, 늘 자신을 반겨주던 엄마는 미동조차 하지 않습니다.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트럭에 실려 나가는 엄마를 떠나보낸 준이는 이제 이 지옥에서 혼자의 힘으로 버텨내야 합니다.
이제는 아무것도 없이 텅 빈 집을 나온 준이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트럭에 무작정 올라탑니다.
이제 막 노상에서의 삶을 시작한 준이는 이미 이곳에서의 삶에 적응한 아이들에게 음식을 뺏기고 도둑맞기 일쑤입니다.
어린 준이에게 삶은 세상의 냉혹함을 가르칩니다.
기차역에서 노숙을 하던 준이는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무작정 행인들을 붙잡고 중국으로 가는 법을 묻습니다.
그러다 만난 한 꽃제비와 함께 행동하게 됩니다.
거리에서 사는 법을 알려주고 다른 꽃제비들이 준이에게서 뭔가를 빼앗으려 할 때마다 지켜주는 그이지만 이 꽃제비 또한 호시탐탐 준이가 가진 돈을 노립니다.
그러다 익숙한 뒷모습을 발견한 준이, 양친이 공안에 끌려간 탓에 혼자가 되어 거리를 떠돌던 미선입니다.
함께 행동하게 된 셋은, 이제 중국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 사이 한국에 도착한 용수는 평소 북한에서 선전하던 내용과는 다르게 너무나 풍요롭고 자유로운 한국인들의 삶에 놀랍니다.
그리고 찾아오는 반가운 소식, 브로커를 찾았으니, 가족들을 한국으로 데려올 수 있다는 동료의 말이었습니다.
그렇게 한국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얻은 용수는 브로커를 통해 가족들을 데려오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아내가 먹을 결핵약을 구하기 위해 약국에 간 그는 보건소에 가면 무료로 얻을 수 있다는 약사의 말을 듣고 벙찌게 됩니다.
북한에서는 목숨을 걸고 구해야 했던 약이지만 이곳에서는 국민으로서 누리는 최소한의 복지의 영역입니다.
허탈감과 박탈감을 동시에 느끼는 용수입니다.
다시 카메라는 북쪽을 비추고, 국경을 넘어가던 와중 준이의 돈을 탐내던 꽃제비와 준이가 실랑이를 하게 됩니다.
그 소리에 군인들에게 들키게 됐고, 무자비하게 이어진 군인들의 폭행에 꽃제비는 사망하고 남은 둘은 한 수용소에 끌려갑니다.
수용소에서의 생활은 참담합니다.
낮에는 가혹한 노동을, 밤에는 끊임없는 자기 비하와 체제 찬양을 강요받습니다.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쳐버린 준이는 미선에게 죽으면 다른 세상에서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살 수 있단 게 진짜냐고 묻습니다.
이러한 대화를 하는 둘의 눈은 텅 비어있습니다.
힘든 나날은 쉼 없이 이어지고, 미선은 언젠가부터 피부병을 앓게 됐습니다.
쥐 가죽까지 구해다 붙이며 챙기는 준이지만, 병세는 호전되지 않고, 나날이 기력을 잃어가던 미선은 결국 부모님이 계신다던 하늘나라로 떠나버립니다.
준이는 또다시 혼자가 됐습니다.
용수는 브로커를 통해 북에 있는 가족들이 처한 상황을 알게 됩니다.
너무 큰 상심에 홀로 술을 마시는 그에게 사장이 다가와 신앙의 힘으로 위안 삼을 것을 권유하지만, 예수와 하나님은 왜 북한은 저렇게 내버려 두는 거냐며 성경책을 내던져 버리는 용수입니다.
며칠 후 용수에게 의뢰를 받은 브로커가 수용소에서 준이를 빼냈고, 준이는 비로소 중국으로 가는 국경을 넘게 됩니다.
중국에 도착한 준이에게 브로커는 대뜸 전화를 건네고, 준이는 꿈에도 그리던 아버지와 통화를 하게 됩니다.
어머니를 지키지 못했다며 죄송하다는 말로 시작하는 준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용수의 마음은 미어집니다.
부자는 그간의 설움과 곧 있을 재회에 벅차오르는 마음을 쏟아내듯 오열합니다.
이튿날, 몽골을 통해 한국으로 넘어가게 된 준이 일행입니다.
그러나 국경 사이의 철조망을 넘기 직전 중국 쪽의 국경 수비대를 맞닥뜨리게 일행,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일행이 상황을 모면하려 하지만 일행 중 군인의 손에 자식을 잃어 정신이 나가버린 한 여인의 돌발행동에 상황은 심각해집니다.
혼란한 틈을 타 다행히 철조망을 넘는 데 성공한 준이지만 급작스러운 상황 탓에 원래 접촉하기로 계획됐던 몽골 측의 국경 수비대와는 만나지 못합니다.
준이는 낯선 평야를 걷고 또 걷습니다.
너무도 황량한 이 사막 한가운데서 이제 지쳐버린 준이는 사랑했던 사람들을 떠나보내야만 했던 순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와 자신이 좋아하던 비를 맞으며 공을 찼던 행복한 기억을 끌어안고 잠이 듭니다.
그렇게 준이도 어머니와 미선이 살고 있는 하늘나라로 떠납니다.
그렇게 낯선 땅에 묻히게 된 아들의 묘에서 오열하는 용수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3.개인적인 감상
이 영화는 실제 탈북민인 유상준 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러한 비극은 비단 이상준 씨 개인의 유별난 불운 때문에 겪게 된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현재까지도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우리는 상상치 못할 빈곤에 시달리며 최악의 인권유린의 희생양으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본 탈북민들은 현실은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다고 말합니다.
바로 전 제가 포스팅했던 브이 포 벤데타의 세계관 속 국민들의 삶은 차라리 양반이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민주주의 국가를 표방하는 북한이지만 그 앞에 인민이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 국민이 갖는 주권은 그 의미를 상실합니다.
정치적 자유도, 종교를 가질 자유도, 문화를 향유할 자유도 그들에게는 결코 허락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공식적으로 사유재산이라는 개념조차 그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국가의 소유이고 개인은 국가로부터 배급을 받아 살아가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올바름입니다.
북한이 표방하는 주체사상의 논리대로라면 모든 것은 국가로부터 배급받고 그것으로 완전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가능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시장의 존재를 부정하는 그곳임에도 거의 모든 재화는 암시장을 통해 거래되고 그 암시장에서의 화폐는 그들이 그렇게 타도해야 함을 역설하는 미국의 달러입니다.
이 촌극만 보더라도 이 체제의 명백한 실패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주민들의 삶을 안타까워하고 우리가 남한에 태어났음에 감사하지만, 마냥 그걸로만 끝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아직 휴전 국가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적국은 인민들이 식량이 없어 굶어 죽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뤄낸 미사일 개발을 통해 지속적인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간첩 및 종북세력을 통한 선동을 행하고 있습니다.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딨냐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고 그동안 미뤄온 간첩 수사가 진행되자, 계속해서 수많은 남파 간첩들이 검거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의 저변에 깔린 의도를 알 수는 없으나, 6.25 당시 최전선에서 한국 국민들과 군인들을 죽인 전범들을 기리고 서훈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정치인들도 있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6.25 전범들을 일제 치하에서 저항한 독립 유공자라고 치켜세우지만, 해방 이후 그들의 행적들은 현재 북한 주민들의 처절한 삶을 탄생시킨 양분이 되었습니다.
독립운동에서 그들이 보여준 무공을 기리는 일은 북한 측에서 해야 하는 일일 것입니다.
이러한 시도들은 쌓이고 쌓여, 우리가 우리 적국이 설파하는 이념을 바라볼 때 마땅히 느껴야 할 거부감을 조금씩 마비시킵니다.
많은 희생과 지속적인 노력 덕분에, 충돌이 유예된 상태의 평화가 꽤 오랜 시간 지속되었습니다.
이는 물론 너무나 감사한 일이지만, 그 한시적 평화의 지속은 우리가 갖게 된 매너리즘이라는 숙제를 안겼습니다.
당장에라도 우리의 자유와 번영을 짓밟으려 기회를 노리는 세력에 대한 경계를 느슨히 하는 경향이 팽배해졌습니다.
심지어 그 세력의 최고 권력자를 친근하게까지 바라보는 시선을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됐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행복들은 단지 운이 좋아 얻게 된 것이 절대 아니며, 우리에게 그것들을 선물하기 위해 너무나 많은 피를 우리의 선조들이 흘렸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저 또한 차츰 잃어가고 있던 안보 의식을 고취할 기회를 이번 포스팅을 통해 얻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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