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정보
장르: 멜로, 로맨스
원작: 구파도가 쓴 동명의 소설
감독 및 각본: 구파도
주연: 가진동, 천옌시
국내 개봉: 2012년 8월 22일, 2016년 12월 22일(재개봉), 2021년 4월 29일(재개봉)
상영 시간: 107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 <나의 소녀시대>와 더불어 국내에 대만 로맨스 영화의 유행을 가져온 작품이다.
※소설가인 구파도의 영화 감독 데뷔작으로, 그는 영화를 만든 이유에 대해 농담조로 자기 치유를 위해 소설을 썼는데 소설로는 치유가 다 안되길래 결국 영화까지 만들었다고 말했다.
2. 줄거리 (결말 포함)
첫사랑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한 남자와 그를 재촉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비추며 영화가 시작됩니다.
남자의 이름은 커징텅, 사과를 한입 베어 물고 친구들을 돌아보며 능글맞은 웃음을 짓는 그의 모습을 지나, 1994년 그들의 학창 시절로 시점이 전환됩니다.
항상 하체에 피가 쏠려있는 쉬보춘, 중 2병을 앓고 있는 차오궈성, 늘 이상한 마술을 개발해 여학우들에게 집적대는 라오잉홍, 어느 이야기에나 있는 뚱보를 이 이야기에서 담당하는 아허와 함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커징텅을 제외한 이 모두는 션자이를 좋아하고 있습니다.
아허를 제외하고 공부에 전혀 관심이 없는 커징텅과 친구들은 늘 수업 시간에 이상한 장난을 치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이날은 장난의 도가 좀 지나쳐, 선생님은 커징텅의 자리를 바꾸게 되고 모범생이었던 션자이의 앞자리에 그를 앉힙니다.
커징텅과 션자이 둘 다 이 상황을 반기지 않습니다.
서로 티격태격하며 날은 세우는 둘입니다.
어느 날 평소답지 않게 영어 교과서를 챙겨오지 않은 션자이는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앉아 있습니다.
평소 션자이가 망신당하는 모습을 보면 통쾌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오던 커징텅이었으나, 웬일인지 교과서를 가지고 오지 않은 사람은 일어서라고 하는 선생님의 말에 션자이의 책상에 자신의 책을 올려놓고 일어섭니다.
뜻밖의 호의에 얼떨떨한 션자이는 '잘난 체만 안 하면 션자이는 귀여운 구석이 있다.'라고 적힌 그의 낙서에 미소 짓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션자이는 커징텅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그의 공부를 봐주게 됩니다.
왜 션자이가 시키는 대로 문제를 풀어와야 하는지 묻는 커징텅에게 션자이는 "너를 무시하기 싫으니까."라고, 답합니다.
이날을 계기로 션자이는 매일 커징텅의 등을 볼펜으로 찌르고, 커징텅은 풀어온 예상 문제를 그녀에게 건네는 둘만의 일과가 생겼습니다.
션자이의 노력 덕분에 커징텅의 성적도 많이 올랐고, 서로 많이 가까워진 둘은 방과 후에 함께 남아 공부하는 사이가 됩니다.
커징텅은 특유의 장난기 넘치는 말투로 자신이 아무리 멋져도 자길 반하지는 말라며 션자이를 떠보지만, 션자이는 태연하게 자기보다 멍청한 남자는 싫다고 대답합니다.
이에 발끈한 커징텅은 내기를 제안하는데, 이번 시험에서 자신이 션자이를 이긴다면 한 달 동안 머리를 묶고 다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공부를 열심히 할 이유를 찾지 못했던 그이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릅니다.
그렇게 생애 처음으로 모든 노력을 쏟아부은 끝에, 커징텅은 내기에서 지게 됩니다.
심지어 점수 차도 많이 났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둘이 남아서 공부하는 둘, 문득 뒤돌아본 션자이는 커징텅이 자리에 없는 것을 발견합니다.
낮에 친구들과 TV에서 본 강시 이야기를 했던 게 떠오르고 조금씩 겁을 집어먹는 그녀입니다.
그때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고, 다시 뒤를 돌아본 션자이는 머리를 시원하게 밀어버린 커징텅이 앉아있습니다.
션자이는 웃음을 터뜨리고, 다음 날이 되어 친구들과 모여있는 커징텅은 머리를 묶고 등교한 션자이를 보게 됩니다.
다들 자신을 의식해서 션자이가 머리를 묶은 것이라 설레발을 치지만, 오직 커징텅만 진짜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둘만 아는 소소한 비밀이 생겼습니다.
이를 계기로 커징텅 또한 션자이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됩니다.
시간은 흘러 커징텅과 션자이를 비롯한 친구들은 학교를 졸업하게 됩니다.
졸업식이 끝난 후 누구와 사귈 건지 묻는 친구 후자웨이에게 션자이는 귓속말로 답을 해주고 대답을 들은 후자웨이는 토끼 눈을 뜨고 놀라워합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대입 시험을 치르는 커징텅과 친구들, 하지만 션자이는 하필 시험 당일에 몸이 좋지 않아 시험을 망치게 됩니다.
션자이는 커징텅에게 전화를 걸어, 울고만 있습니다.
그는 한달음에 달려가 그녀를 위로해 주고, 그러다 뜬금없이 션자이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무래도 타이밍이 좋지 않았기에 어떤 대답을 듣지는 못했습니다만, 그래도 마음을 전하는 데는 성공한 커징텅입니다.
시험은 망쳤지만 그래도 기본 실력이 있었기에 션자이는 교대에 붙게 되고, 션자이를 배웅하는 길에 커징텅은 대학에 가자마자 다른 남자에게 눈길을 주지는 말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번에도 확실한 대답을 하진 않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은 듯한 션자이입니다.
그리고 각자의 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둘이지만 매일 밤 통화를 하며 서로에게 호감을 키워갑니다.
그렇게 다가온 크리스마스, 커징텅과 션자이는 대학생이 된 후 처음 만나 시간을 보냅니다.
이거 데이트 맞냐고 묻는 커징텅에게 그걸 왜 자신한테 묻는 션자이입니다.
둘은 기찻길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천등을 날리며 서로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관계가 진전될 수 있는 말들도 종종 등장하지만, 커징텅은 알아채지 못합니다.
그럭저럭 좋은 분위기로 데이트는 마무리되는데, 얼마 후 커징텅은 큰 실수를 하게 됩니다.
션자이에게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는 교내에서 격투 대회를 열게 됩니다.
글러브나 마우스피스 등의 보호장구는 일절 없이 말 그대로 그냥 싸움을 하는 대회를 기획한 그는 션자이를 시합에 초대하고, 그녀가 보는 앞에서 엉망진창으로 얻어맞고는 심하게 다치게 됩니다.
그런 그의 모습이 속상했던 션자이는 그를 다그칩니다.
그러나 왜 그렇게 유치하냐는 그녀의 말에 발끈한 커징텅은 언성을 높이고 다툰 끝에, 그녀를 두고 돌아서는 커징텅과 비를 맞으며 울고 있는 션자이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둘의 관계는 끝이 납니다.
션자이와 가장 가까운 사이였던 커징텅이 션자이와 싸웠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커징텅의 친구들을 각자 재도전을 하게 되는데, 그중 가장 어른스러웠던 아허가 결국 션자이와 사귀게 되나, 5개월 만에 이별하게 됩니다.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어느 날 타이베이에서 큰 지진이 발생하게 됩니다.
곧장 전파가 잡히는 곳을 찾은 커징텅이 가장 먼저 전화를 거는 사람은 지난 2년 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션자이입니다.
전화를 받은 그녀와 둘 사이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자신을 좋아해 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션자이에게 널 좋아했던 그 시절의 내가 좋다고 대답하는 커징텅, 션자이는 그에게 평행세계를 믿냐며 그곳에서는 우리가 행복할 거라고 말합니다.
시간이 좀 더 흘러 자신의 이야기로 소설을 쓰고 있는 커징텅은 오랜만에 걸려 온 션자이의 전화를 받습니다.
그리고 화면은 다시 영화의 도입부로 돌아가 친구들과 함께 션자이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커징텅을 비춥니다.
결혼식이 끝난 후 신부와 키스 한 번 하면 안 되겠냐는 라오잉홍에게 먼저 자신과 키스를 한다면 허락하겠다며 너스레를 떠는 신랑에게 갑자기 딥키스를 갈겨버리는 커징텅입니다.
기겁하며 물러나는 신랑을 기를 쓰고 따라붙어 키스하는 커징텅, 어느새 신랑의 모습은 드레스를 입은 션자이의 모습으로 바뀌어 있고 영화는 둘의 추억 속 단편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커징텅과 션자이가 싸운 직후, 다시 그녀에게 돌아간 커징텅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는 장면을 비추는데, 어쩌면 션자이가 말한 평행 세계에서 둘은 다른 결말을 맞이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입술을 닦으며 자신은 계속 유치하게 살 거라며 션자이를 보고 웃음짓는 커징텅과 그를 보며 미소짓는 션자이입니다.
그리고 "결혼 축하해, 나의 청춘."이라고 적힌 축의금 봉투가 클로즈업되며 영화는 끝납니다.
3. 개인적인 감상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나는 장면을 하나 꼽으라면 영화 말미에서 나오는 커징텅의 회상씬이라고 답할 것입니다.
회상씬이라고 표현했지만, 실제 과거에 있었던 일을 회상하는 와중 실제로는 없었던 장면 하나가 들어가 있는데, 그것은 커징텅과 션자이의 이별 계기가 된 다툼 이후 커징텅이 홀로 앉아 눈물 흘리는 션자이의 눈물을 닦아주고 사과하는 장면입니다.
이는 션자이가 말한 평행 세계에서의 모습이라고 보는 해석이 지배적인데, 감독의 이 영화는 자신을 위한 타임머신이라고 표현한 걸로 보아, '그때 이렇게 했다면..' 같은 후회가 담겨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저 또한 이 장면을 처음 봤을 때 비슷한 후회를 했습니다.
당시 저는 군인이었고, 이제 좀 살만해지던 상병 5호봉 때 실연을 겪게 되어, 첫사랑과의 이별을 이겨내는 도중에 이 영화를 접했습니다.
당시의 여자친구가 커플링을 돌려주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는데, 영화 속 션자이가 울고 있는 모습을 보며 그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미숙한 제 감정을 앞세우지 않았더라면, 반지를 버리라는 말 대신 눈물을 닦아줬더라면..' 같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헤어진 직후에는 여러 감정이 뒤섞여서 어떨 때는 못 견딜 것 같은 상실감에 빠지기도 하고 때로는 많이 밉기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저 많이 고마운 인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그 사람과 만났기에 그런 사랑을 해보고 당시 처음 겪어봤던 많은 감정들을 느껴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과 감정을 공유하던 그 시절의 기억을 선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을, 어린 시절의 풋사랑과 그 시절을 회상하며 미소 지을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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