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잭, 아주 특별한 열 살 소년의 이야기

1.영화 잭 정보

 

장르:코미디, 드라마

감독/각본: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주연:로빈 윌리엄스

국내 개봉:1996년 10월 26일

상영 시간:113분

등급:12세 관람가

 

대부 시리즈의 감독으로 유명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가 연출한 작품으로, 느와르 장르로 유명한 그의 커리어에 유일한 코미디, 가족물인 작품입니다.

 

 

2.잭의 줄거리(결말 포함)

 

어느 날 밤, 한 응급실로 한 명의 산모가 급히 이송됩니다.

 

할로윈 파티에 참석해 즐기던 그녀는 갑자기 찾아온 산통에 이곳으로 오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그녀는 이제 임신 3개월 차, 예정일까지는 아직 7개월이나 남아있었습니다.

 

그러나 초음파 검사 결과는 만삭으로 나왔고, 곧바로 출산 준비에 들어간 그녀는 곧 건강한 남자아이를 순산합니다.

 

임신 10주 만에 세상으로 나와버린 성격 급한 이 아이의 이름은 잭.

 

며칠 뒤 잭의 부모님은 의사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것은 잭의 세포분열 속도가 다른 사람들의 네 배 빠르게 일어나고 그 때문에 성장과 노화가 네 배 정도 빠르게 일어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잭이 10주 만에 세상에 나온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잭은 남들 보다 네 배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을 살아가게 됩니다.

 

시간은 흘러 10년 후, 이제는 부모님과 동년배로 보이는 잭입니다.

 

그러나 자신을 놀리러 온 동네 아이들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고, 무서운 꿈을 꾼 날은 부모님과 자야 하는 그는 분명 10살 소년입니다.

 

잭은 자신을 위해 헌신하는 부모님의 사랑과 훌륭한 가정교사인 우드러프 선생님의 지도 아래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사실 내심 갖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잭이 자신을 놀리러 온 아이들을 골려줄 때 다 같이 도망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통쾌해하는 표정이 아닌 더 없는 부러움과 동경이 담긴 눈으로 그들을 바라본 것에서 드러납니다.

 

잭이 지금 너무나도 가지고 싶은 그것은 바로 또래의 친구입니다.

 

마침 우드러프 선생님도 잭이 세상의 더 많은 것들을 배우기 위해선 학교에 가야 한다고 잭의 부모님들을 설득합니다.

 

그러나 부모님은 사람들에게 받았던 조소와 경멸의 시선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잭 혼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날 밤 부부는 생각에 잠기고 마침내 잭은 학교에 다니게 됩니다.

 

설렌 가슴을 안고 첫 등교를 하는 잭이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합니다.

 

대놓고 기형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우연히 잭 쪽으로 굴러온 농구공을 집어 들자 공에 세균이 묻었을 거라며 깎아내리기도 서슴지 않습니다.

 

이미 형성된 아이들의 집단이 보여준 자신에 대한 반응을 체험한 첫날, 그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이질적인 존재임을 새삼 깨닫게 되는 잭입니다.

 

잭은 완전히 낙담하여 상자에 들어가 하루 종일 나오지 못합니다.

 

어김없이 다음 날은 찾아왔고 어제처럼 혼자 시간을 보내던 잭에게 기회가 찾아옵니다.

 

다른 반 친구들과 농구 시합을 해야 하는 루이와 친구들은 인원이 한 명 모자라는 상황이었고, 루이의 제안에 모두는 떨떠름해하지만 결국 잭을 영입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잘 적응하지 못해 헤매는 모습을 보이는 잭이었지만, 이내 자신이 가진 어른의 신체조건을 십분 활용해 팀의 승리를 가져옵니다.

 

이에 잭에게 조금 호감을 가지게 된 루이는 잭에게 한 가지를 더 부탁하게 됩니다.

 

교장선생님과 엄마의 면담이 예정되어 있던 루이는 자신이 잘못했던 일들이 엄마에게 알려지게 될까 봐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잭이 교장선생님 인척 연기를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수차례 거절하려는 잭이지만 때마침 등장한 루이의 엄마 때문에 이 부탁을 들어주게 되고 맙니다.

 

다소 어설픈 거짓말들이 이어지지만, 루이가 우등생이며 자신이 만난 어떠한 학생보다 똑똑하다는 말을 듣고, 루이의 엄마는 그런 사소한 위화감을 알아채기엔 너무 들떠버렸습니다.

 

이렇게 잭에게 은혜를 입게 된 루이는 잭에게 꽤 강한 호감을 느끼는 듯합니다.

 

주말에 만나서 놀자는 말에 잭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운동장을 뛰어다닙니다.

 

 

집으로 돌아와도 감정은 식을 줄 몰라 아버지에게 전화로 오늘 겪은 일들을 자랑하는 잭, 이걸로 잭의 부모님도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루이와 친구들이 늘 모이는 아지트는 나무 위에 지은 오두막입니다.

 

루이가 먼저 올라가 잭을 불렀다고 말하자 친구들의 반응은 썩 좋지 않습니다.

 

그러나 잭이 사 온 성인 잡지를 보더니 그 여론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쭈뼛쭈뼛 올라온 잭과 아이들은 이내 곧 여느 열 살 꼬마들이 그렇듯 금방 허물없이 친해지고 마침내 이어진 입단 테스트를 무사히 치러낸 잭은 당당히 멤버로 합류합니다.

 

드디어 그렇게도 가지고 싶었던 또래의 친구들을 가지게 된 잭입니다.

 

그렇게 꿈에도 그리던 행복한 나날이 이어지던 어느 날, 잭과 반 친구들은 자신의 장래 희망에 대한 글짓기 발표를 하게 됩니다.

 

28살쯤의 자신을 상상하며 발표하는 한 친구의 발표를 듣던 잭은 그 무렵 자신의 신체 나이를 계산해 봅니다.

 

친구들이 28살이 되었을 때 그의 신체 나이는 112살이 됩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잭은 다른 친구들보다 뭐든 빠르게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업이 끝나고 모두가 돌아간 교실에 잭과 선생님만이 남아있습니다.

 

선생님에게 함께 춤을 추러 가자고 제안하는 잭, 그러나 학생과 그럴 수는 없다는 선생님의 거절에 그는 울먹이며 뛰쳐나갑니다.

 

그렇게 달려가던 잭은 계단에 이르렀을 즘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게 됩니다.

 

잭의 부모님은 담당의에게서 잭의 신체 시계가 기능을 다했다는 말을 전해 듣습니다.

 

이제는 정말 당장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잭의 몸 상태에, 부모님은 학교에 나가기 전의 상태로 그의 일상을 되돌리고자 합니다.

 

엄마에게 오열하며 떼를 쓰다가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잭이지만, 이번에는 아버지도 그가 원하는 대로 해주지 못합니다.

 

그렇게 다시 집에서만 지내게 된 잭은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게 됩니다.

 

그런 그를 위해 우드러프 선생님이 잭의 집을 방문합니다.

 

너무 낙담해 배움에 대한 의지조차 잃은 잭에게 우드러프 선생님은 "넌 평범한 별 사이에 있는 혜성과 같은 존재"라고 말해줍니다.

 

그러나 잭은 "난 평범한 별이 되고 싶어요."고 대답합니다.

 

이에 우드러프 선생님의 "넌 절대 평범해질 수 없어. 넌 너무 찬란하거든."이라는 말을 끝으로 화면이 전환됩니다.

 

루이를 비롯한 친구들도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았습니다.

 

한 명씩 번갈아 찾아와 잭과 놀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 찾아오는 아이들의 수는 이미 수십 명이 넘어가 있었습니다.

 

결국 잭의 부모님도 마음을 돌이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잭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게 됩니다.

 

조금 늦은 등교를 한 그가 교실에 들어설 때, 루이의 발표가 한창입니다.

 

루이의 장래 희망은 거인입니다.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잭처럼 말입니다.

 

 

 

시간은 흘러 7년 후, 잭과 친구들의 졸업식입니다.

 

백발의 노인이 된 잭이 단상에 오릅니다.

 

그리고 졸업식 답사를 합니다.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눈을 들어 여름날의 하늘을 쳐다보세요. 그때 혜성이 나타나 밤하늘을 가르면 밤이 낮처럼 됩니다."

 

"그러면 소원을 빌고 절 생각하세요. 여러분의 인생을 찬란하게 만드세요."

 

7년 전 우프러드 선생님에게 들은 말이 생각나는 답사입니다.

 

많은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주는 답사가 끝나고, 차를 타고 떠나는 잭과 친구들의 뒷모습을 끝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3.개인적인 감상

 

과거 인류의 삶에서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배척되고 내쳐지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습니다.

 

이러한 삶의 형태는 아직까지도 우리의 무의식에 남아 어떠한 집단에 속하고, 그곳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느끼게 합니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 잭의 삶에서 큰 결핍을 찾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잭은 늘 함께 몰려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부러움을 느낍니다.

 

학교에 나간 첫날 겪게 된, 자신에 대한 배타적인 시선에 상처를 입어 상자 속에서 하루를 보낼 때보다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되어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게 되었을 때 더 격렬한 슬픔을 보였습니다.

 

이는 또래 친구들의 집단에 속해 얻은 만족감을 알아버린 상태에서 다시 그것이 결핍된 상태로 돌아가게 되는 데에서 오는 슬픔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열 살 소년들이라 성인들이 보기에 다소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는 영화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40대의 몸을 가진 열 살 소년의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해 우리가 늘 잊고 사는 '평범한 삶에 대한 감사'를 상기시켜 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중년의 나이로 열 살 소년의 감정을 완벽하게 연기한 로빈 윌리엄스 배우의 연기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그의 연기를 볼 수 없지만 그가 남긴 작품들을 통해 그를 추억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